뉴스카라바오컵 충격패에 흔들리는 맨유, 캐리크 어디까지 버티나

마이클 캐리크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브라이턴에 카라바오컵 3라운드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며 캐리크를 향한 경질설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수요일 밤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경기에서 맨유는 시아 레이시와 메이슨 마운트의 골로 시작 10분 만에 2-0으로 앞섰지만, 이후 완전히 무너지며 2-3으로 역전패했다. 홈에서 2골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패한 것은 무려 50년 만의 일이었다. 맨유는 이전까지 2골 차 리드를 잡은 145경기 중 143경기를 승리로 마쳤던 팀이다. 2-0을 만든 마운트의 골 이후 76분까지 유효슈팅을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고, 경기 종료 후에는 홈 팬들의 야유 속에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번 패배로 맨유는 2년 연속 카라바오컵 3라운드 탈락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캐리크는 지난 시즌 대행 체제에서 17경기 12승 3무 2패(승률 70.6%)라는 인상적인 성적으로 정식 감독직을 따냈지만, 올 시즌 6경기에서는 2승 1무 3패(승률 33.3%)에 그치며 프리미어리그 개막 4경기 기준 구단 역대 공동 최악 출발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했다.
스카이 스포츠가 분석한 주행 데이터에 따르면 맨유의 부진에는 체력적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맨유는 이번 시즌 총 이동거리 449.1km로 프리미어리그 14위이지만, 강도가 반영되는 지표에서는 순위가 급격히 떨어진다. 스프린트 횟수 379회로 18위, 고강도 질주 1364회로 19위, 킬로미터당 스프린트·고강도 질주 비율에서도 각각 18위와 19위에 머물렀다. 해설위원 제이미 레드냅은 브라이턴전 이후 "선수들이 충분히 체력적으로 준비돼 있는지 모르겠다. 뒤로 달려 들어오지 않거나 컨디션이 좋아 보이지 않는 선수들이 너무 많았다"고 지적했다. 레니 요로가 브라이턴의 세 번째 골 장면에서 전력 질주 대신 조깅하듯 수비 위치로 복귀한 장면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번 여름 맨유는 완전 영입 7명과 임대 영입 4명을 데려온 반면 13명을 완전 이적, 10명을 임대로 내보냈다. 투자는 주로 미드필더와 공격진에 집중됐는데, 브라이턴전에는 약 8500만 파운드가 투입된 유리 틸레만스와 앙드레이 산토스가 선발 출전한 반면, 브라이턴에서 약 70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카를로스 발레바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봐야 했다. 트랜스퍼마크트 기준 맨유 1군 스쿼드 가치는 7억9120만 파운드로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첼시, 리버풀에 이어 프리미어리그 5위 수준이지만, 공격진(3억1720만 파운드)과 미드필더(2억4990만 파운드)에 비해 수비진 가치는 1억9380만 파운드에 그쳐 투자 배분의 불균형이 지적된다. 실제로 맨유는 이적시장 마감 전부터 수비가 약점으로 지목됐음에도 브라이턴전에 경험이 부족한 요로와 에이든 헤븐 조합을 센터백으로 내세웠고, 풀백 자원도 부족한 상태였다.
디 인디펜던트는 맨유의 수비 붕괴가 구조적인 문제라고 짚었다. 브라이턴의 두 번째 골 장면에서 파스칼 그로스에게 공간을 내준 것은 헤븐과 요로 사이에 34m에 달하는 간격이 벌어졌기 때문이었다며, 조나단 우드게이트와 조니 에반스 등 전직 센터백 출신 코치들이 포진한 수비 코칭 스태프의 역할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매체는 첼시에서 4800만 파운드에 영입한 산토스가 두 차례 선발 출전에서 모두 부진했고, 35세의 그로스(추정 이적료 200만 유로)가 브라이턴전 중원을 완전히 장악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한 데뷔 6번째 경기 만에 캡틴 완장을 받은 틸레만스의 사례를 들며 팀 내 리더십 부재를 언급했고, 캐리크가 그로스의 동점골이 터질 당시 교체 카드 3장을 미처 쓰지 못한 채 대기시켜 놓고 있었던 점 등 경기 중 대응이 느리다고 비판했다. 파비안 휘르첼러 브라이턴 감독의 스리백 전술이 캐리크의 맨유에게 특히 취약점으로 작용했다며, 8월 친선경기에서 AC 밀란에게도 3-4-3 전형에 패했던 사실을 언급하고, 국제 A매치 휴식기 이후 스리백을 구사하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리즈·첼시와의 대결을 앞두고 우려를 표했다.
수비 상황도 녹록지 않다. 마티야스 데 리흐트가 11월부터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가운데, 맨유는 프리미어리그 상대 5경기에서 10골을 내줬고 유일한 무실점 경기는 약체 사바 상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디오구 달로와 누사이르 마즈라위 등 풀백진의 포지셔닝과 빌드업도 도마에 올랐다.
다가오는 일정 역시 만만치 않다. 디 인디펜던트는 국제 A매치 휴식기 이후 한 달간 토트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리즈, 코모, 본머스, 첼시, 로마, 아스톤 빌라와 연이어 맞붙는 험난한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당장 이번 주말 풀럼 원정이 시즌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에릭 텐 하흐와 올레 군나르 솔샤르의 사례를 들어 10~11월이 올드 트래포드의 '경질 시즌'으로 불려온 점도 짚었다.
거센 비판 속에서도 캐리크는 흔들리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를 인용한 골닷컴 보도에 따르면 캐리크는 경기 후 "나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 어느 쪽이든 그런 건 나를 전혀 괴롭히지 않는다. 바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이해하지만, 그게 나를 괴롭히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팀의 경기력에 대해서는 스카이 스포츠에 "우리는 그것을 그룹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가 책임진다. 후반전 막판의 경기력은 내 책임"이라며 자책했다. 그는 이어 "물론 우리는 이를 반전시킬 수 있다. 좋은 선수들이 있고 최근 한두 주, 혹은 서너 주가 좋지 않았을 뿐 지금 기분이 나쁘다고 해서 금방 다시 이길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반등을 자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