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게이트' 사우샘프턴, 왓퍼드 원정서 1-2 패배

지난 시즌 이른바 '스파이게이트' 사건으로 플레이오프에서 실격당했던 사우샘프턴이 새 시즌 첫 리그 경기에서도 그 그림자를 벗지 못했다. 사우샘프턴은 16일(현지시간) 비카리지 로드에서 열린 왓퍼드와의 챔피언십 개막전에서 1-2로 패했다.
사우샘프턴은 지난 5월 상대 팀 전술 정보를 몰래 수집한 이른바 '스파이게이트' 파문으로 플레이오프에서 퇴출당했고, 이번 시즌은 승점 4점 감점을 안고 출발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왓퍼드 선수들에게 야유와 도발을 당했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결정적인 슛을 크게 빗나가게 한 수비수 테일러 하우드-벨리스는 사건의 '악역'으로 지목됐던 인물로, 왓퍼드 선수들로부터 집중적으로 말을 걸리며 신경전을 벌였다.
왓퍼드는 새로 부임한 알레시오 디오니시 감독 체제에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전반 12분 우디네세에서 여름 이적으로 합류한 이케르 브라보가 40여m 밖에서 롱볼을 다투다 두 차례 터치로 공을 완벽히 컨트롤한 뒤 그대로 페널티박스까지 몰고 들어가 골키퍼 다니엘 페레츠의 손에 맞고 굴절되는 낮은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잭 스티븐스의 무리한 클리어링을 가로챈 상황에서 나온 골이었다.
왓퍼드는 전반 29분 추가골로 격차를 벌렸다. 19세 유스 출신 아민 나비자다가 라이언 매닝의 부정확한 패스를 빼앗아 하프라인부터 단독 드리블로 돌파한 뒤 좁은 각도에서도 정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전에는 사우샘프턴이 반격에 나섰다. 56분 캐머런 브래그가 10m 거리에서 사일 라린에게 연결했고, 캐나다 대표 공격수 라린이 골키퍼 페데리코 라바글리아를 제치고 만회골을 넣었다. 곧이어 라린의 발리슛을 라바글리아가 다시 막아냈고, 반대로 왓퍼드의 브라보가 추가골 기회를 잡았으나 매닝의 슬라이딩 태클에 막혔다. 사우샘프턴은 종반 총공세를 펼쳤지만 하우드-벨리스가 가장 좋은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이 패배로 사우샘프턴은 선두와 승점 7점 차, 감점까지 겹치며 최하위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사우샘프턴 톤다 에케르트 감독은 경기 후 "원정에서 승점을 따내려 왔는데 매우 실망스럽다. 좋은 전환 능력을 가진 팀을 상대로 볼 소유 과정에서 두 번의 실수가 뼈아팠다"며 "선수들의 헌신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지금 이 팀은 그 어느 때보다 똘똘 뭉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구단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 간 소통이 이어지고 있지만, 훈련장이나 경기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런 것들은 모두 사라진다"고 덧붙였다.
스카이 스포츠에 출연한 사우샘프턴 출신 케빈 필립스는 "다시 압박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미 승점 4점이 뒤처진 상황에서 이런 경기력은 용납되지 않는다. 에케르트 감독이 처음부터 제대로 된 선발 라인업을 짜지 못했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디오니시 감독은 "매우 기쁘지만 매우 지쳤다. 오늘은 우리의 공식 첫 경기였기에 중요했다"며 "볼 없이 움직일 때도, 볼을 가지고 있을 때도 선수들이 하나의 팀, 하나의 멘탈리티로 뭉쳐 있는 걸 봤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만 그는 "후반 막판에는 볼 없이 수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이 리그에는 뛰어난 팀들이 많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디언에 따르면 왓퍼드는 경기 전 구단 원클럽맨이자 지역 출신 레전드 케니 재킷에게 헌사를 바쳤고, 팬들은 파니니 스티커를 형상화한 티포로 이를 기렸다. 한편 사우샘프턴은 지난 시즌 주장 임란 루자가 다시 이적을 요청하며 이날 스쿼드에서 제외됐고, 왓퍼드는 경기 하루 전 호주 대표 윙어 네스토리 이란쿤다를 스포르팅 리스본으로 이적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