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 선언...21년 여정 마감

리오넬 메시가 지난 8월 31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에 손글씨 메모를 담은 게시물을 올리며 아르헨티나 대표팀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ESPN에 따르면 메시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결승에서 스페인에 0-1로 패한 지 이틀 만에 은퇴를 결심했으며, 지난 8월 8일 부친 호르헤 메시가 세상을 떠난 일이 그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메시는 게시물에서 "영혼 깊은 곳에서 아팠고 지금도 아픈 결정이지만, 이제 때가 됐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최근 몇 년뿐 아니라 그 이전에도 늘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여러분에게 기쁨을 주고 아르헨티나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게 하기 위해 이 유니폼을 입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맹세한다"고 적었다. 이어 "국가대표팀의 일원이었다는 것을 사랑했고, 앞으로도 늘 사랑할 것"이라며 "동료들과 함께 여러분에게 꿈에서나 그리던 순간들을 선사했다는 평온함과 자부심을 안고 떠난다"고 덧붙였다.
2005년 8월 17일 헝가리와의 친선경기에서 데뷔한 메시는 이날 교체 투입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퇴장당하는 아픔을 겪었지만, 이후 21년간 207경기에 출전해 125골을 기록하며 남자 축구 역대 국가대표 득점 2위에 올랐다. 2006년 세르비아 몬테네그로전 데뷔골을 시작으로, 2010년에는 디에고 마라도나 감독 아래 월드컵에 출전했고,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독일에 패했지만 대회 최우수선수(골든볼)를 수상했다.
2016년 코파 아메리카 센테나리오 결승에서 칠레에 패한 뒤 메시는 처음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그는 취재진에게 "지금 생각으로는 대표팀에서 더는 뛰지 않겠다. 최선을 다했다. 네 번의 결승에 올랐지만 우승하지 못했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봤다. 그 누구보다 내가 더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달 뒤 복귀를 선언했고, 이후 2021년 코파 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을 마라카낭에서 1-0으로 꺾으며 28년 만에 트로피 가뭄을 끝냈다. 이어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결승에서 프랑스와 명승부 끝에 승부차기로 우승을 차지하며 36년 만에 아르헨티나에 월드컵 트로피를 안겼고, 2024년 코파 아메리카 타이틀 방어에도 성공했다.
39세의 나이로 나선 2026 미국 월드컵에서도 메시는 건재함을 과시했다. 개막전 알제리를 상대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조별리그 오스트리아전에서는 통산 18호골을 터뜨리며 미로슬라프 클로제(독일)를 넘어 남자 월드컵 역대 최다 득점자에 올랐다. 이후 킬리안 음바페(프랑스)가 22골로 이 기록을 넘어섰지만, 메시가 역사를 새로 쓴 순간으로 남았다. 잉글랜드와의 준결승에서는 두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2-1 역전승을 이끌었고, 이는 1986년 마라도나가 잉글랜드를 꺾은 지 40년 만의 승리이기도 했다. 그러나 결승에서는 120분 넘게 사투를 벌였음에도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대표팀 통산 마지막 경기를 마쳤다.
가디언은 메시가 이번 대회에서 부친의 건강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냈으며, 부친 별세 이후 소셜미디어에 "나는 그저 축구를 했을 뿐인데, 이제는 앞으로도 계속 축구를 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의문이 든다"고 적었던 사실을 전하며 이번 은퇴가 어느 정도 예견된 결정이었다고 짚었다. 메시는 6개 대회에 출전해 월드컵 최다 출전 기록(34경기)을 세웠고, 207경기에서 185개의 골·도움을 합작했다. 매체는 메시가 인터 마이애미와 2028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지만 대표팀 은퇴로 그가 계약 기간을 다 채울지에 대한 의문도 생겼다고 전했다.
ESPN 칼럼니스트 가브리엘레 마르코티는 메시가 은퇴 메시지에서 유독 '늘 최선을 다했다', '대표팀을 사랑했다'는 점을 강조한 데 주목하며, 이는 과거 그가 아르헨티나보다 바르셀로나를 더 아낀다거나 국가에 대한 열정이 부족하다는 등의 비판을 받았던 기억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