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릭 "돈이 전부 아냐"… 맨유, 씀씀이 밀려도 자신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라이벌 구단들에 비해 훨씬 적은 돈을 쓰고도 상위권 경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하엘 카릭 감독은 스쿼드의 지출 격차보다 팀의 균형과 조화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맨유는 이번 여름 신규 영입에 1억 4800만 파운드를 지출했다. 이는 승격팀 입스위치보다도 적은 금액이며, 첼시와 토트넘이 각각 3억 파운드 이상을 쓴 것, 맨체스터 시티가 구단 신기록인 4억 5800만 파운드를 투입한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맨유의 이적시장 순지출은 1억 1800만 파운드로 집계됐다. ESPN은 아스널, 맨시티, 첼시, 리버풀, 토트넘 모두 맨유보다 이적료를 더 많이 썼다고 전했다.
맨유의 여름 최고액 영입은 브라이턴에서 데려온 카메룬 국가대표 미드필더 카를로스 발레바로, 이적료는 최대 7000만 파운드에 달할 수 있다. 이는 10년 전 폴 포그바 영입에 쓴 구단 역대 최고액 8900만 파운드에는 1900만 파운드 못 미치는 금액이다. 맨유는 이 밖에 첼시에서 안드레이 산투스, 애스턴 빌라에서 유리 틸레만스를 데려오며 미드필드를 개편했고, 리즈에서 골키퍼 칼 달로우를 자유이적으로 영입했다.
카릭 감독은 "우리가 경쟁할 수 있다고 확실히 느낀다"며 "관건은 올바른 역동성과 균형, 좋은 그룹을 구성해 최고의 선수들이 나머지를 끌어올리도록 만드는 것이다. 경험이 필요한지, 아니면 젊은 선수들이 필요한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결국 돈이 큰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건 이해하지만, 그것이 항상 정답인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맨유의 이적 전략에는 비판도 따랐다. 루크 쇼와 경쟁할 왼쪽 풀백 영입이 없었던 점, 벤야민 셰슈코를 뒷받침할 공격수 보강이 없었던 점이 지적됐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게리 네빌은 시즌 개막 전 맨유가 수비 보강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카릭 감독은 이에 대해 구단 수뇌부가 여름 지출에 제한을 뒀다는 시각을 부인했다.
맨유의 지출 여력을 둘러싼 배경에는 막대한 부채 문제가 있다. 재무 분석 블로거 스위스 램블은 지난해 9월 기준 글레이저 가문이 구단을 인수한 2005년 이후 맨유가 이자로만 8억 5200만 파운드를 지불한 것으로 추산했다. BBC 스포츠에 따르면 구단의 최근 분기 실적에서는 이적료 미지급분을 포함한 총 차입금이 12억 9000만 파운드로 나타났으며, 맨유는 지난 6월 채권 재융자 과정에서 9192만 파운드를 추가로 떠안았다. 유럽 대항전 없이 치른 이번 시즌의 성적표가 반영될 연간 결산 보고서는 6월 30일 기준으로 몇 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새 경기장 건설에 필요한 20억 파운드 이상의 재원 조달 계획도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재정 상황 속에 팬들은 사실상 모든 홈경기에서 글레이저 가문 반대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는 지난 7월 30일 팬 포럼에서 "부채가 있어도 수익을 내면서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보여줬고, 다시 그렇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지속 가능한 재무 구조 안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우리 경영진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 경기장 건설 의지도 재확인하면서 "부채를 감당하고 새 경기장을 지으려는 열망을 이루면서도 최대한 많은 트로피를 따내려는 노력을 병행할 수 있는 위치에 서야 한다"고 말했다.
카릭 감독은 지난 시즌 1월 부임 후 17경기 중 12승을 거두며 3위로 마감했던 팀보다 지금 스쿼드가 더 나은 위치에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 클럽에 있다면 이겨야만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며 "그것이 우리가 지향하는 지점이고, 꾸준히 그 수준에 도달하려 한다. 지난번엔 한 대회에서만 그런 흐름을 만들었지만, 이번 시즌엔 그것을 훨씬 더 많이 해내야 한다. 그래도 스쿼드를 강화했기 때문에 가능성에 대해 좋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맨유는 시즌 개막전에서 승격팀 헐 시티에 충격패를 당했지만, 홈 첫 경기였던 입스위치전에서는 5-2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시즌 첫 골을 포함해 구단 통산 세 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브라이언 음뵈모의 득점을 도우며 어시스트도 추가했다. 스카이 스포츠에 따르면 게리 네빌은 브루노를 알렉스 퍼거슨 감독 퇴임 이후 최고의 영입으로 평가했으며, 카릭 감독도 "브루노가 매일 모범을 보이고 있고, 훈련 태도도 흠잡을 데 없으며 이기고 싶어 하는 갈망이 있다"고 극찬했다. 맨유는 오는 일요일 에버턴 원정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