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치니 이탈리아 복귀, 왜 모두가 반기지는 않나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화요일 공식 복귀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축구협회(FIGC) 회장 조반니 말라고는 이날 만치니의 감독 선임과 함께 클라우디오 라니에리를 신임 기술이사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만치니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이끌었던 대표팀에 두 번째로 부임하게 됐으며, 지난 4월 3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젠나로 가투소의 후임이다. 말라고는 “최고의 감독이 될 사람은 로베르토 만치니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번 인선이 파올로 말디니 전 기술이사의 갑작스러운 사퇴 이후 나왔다고 전했다. 말디니는 지난 12일 기술이사로 선임됐지만 불과 16~17일 만에 조력자 레오나르도와 함께 자리에서 물러났다. 말디니와 레오나르도는 카를로 안첼로티, 펩 과르디올라를 차례로 접촉했으나 모두 고사당했고, 이어 안드레아 피를로를 감독 후보로 낙점했지만 피를로가 러시아 베팅업체 폰벳의 홍보대사로 활동해온 점이 문제가 되면서 선임이 무산됐다. 피를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내가 표한 적도, 지지한 적도 없는 신념을 씌우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풋볼 이탈리아에 따르면 새 지도부 구성에서 마지막 남은 자리인 대표팀 대표단장(head of delegation) 후보로는 잔프랑코 졸라가 유력하다. 스포르트 메디아셋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말라고가 선호하는 인사는 현재 세리에 C 부회장을 맡고 있는 졸라이며, 졸라는 현직에 만족하고 있어 이동을 적극적으로 원하지는 않지만 조만간 관련 논의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이사 후보로 함께 거론됐던 베페 베르고미도 대안으로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하지만 풋볼 이탈리아는 만치니의 복귀가 대표팀 내부에서 모두에게 환영받지는 못했다며 세 가지 이유를 짚었다. 첫째, 이번 인선이 사실상 말라고 회장의 단독 결정으로 이뤄졌다는 점이다. 만치니와 말라고는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져 있어, 일각에서는 절차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둘째, 세리에A 리그(레가 세리에A) 쪽의 불만이다.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세리에A 클럽들이 안토니오 콘테를 감독으로 원했지만 자신들의 뜻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레가 세리에A 회장 에치오 시모넬리는 연방평의회에서 이 같은 절차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표했고, 인터 밀란 CEO 베페 마로타, 유벤투스 이사 조르지오 키엘리니, 우디네세 부회장 캄포차 등도 함께 목소리를 냈다. 레가 프로와 딜레탄티 진영에서도 비슷한 불만이 감지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만 시모넬리는 공식 성명에서 “집중적이고 결코 쉽지 않았던 시간을 보낸 끝에, 우리는 말라고 회장의 선택이 타당하다는 것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며 갈등 확산에는 선을 그었다. 현재로서는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논의될 단계는 아니라고 가제타는 덧붙였다.
셋째, 2023년 만치니가 대표팀을 떠난 방식에 대한 앙금이다. 만치니는 유로 2024 예선을 불과 몇 주 앞둔 2023년 8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며 이탈리아를 떠났다.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당시 그는 그리스 미코노스섬에서 휴가 중 원격으로 사임 의사를 전달했으며, 이적과 함께 대표팀 스태프 10명을 함께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FIGC 내부에서 반감을 샀다. 사우디행의 연봉은 시즌당 약 2000만 유로 수준으로 알려졌고, 가제타는 이후 계약 해지 과정을 거쳐 만치니가 중동에서 일한 대가로 2500만 유로에 육박하는 금액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가제타는 만치니의 이탈이 단순히 금전적 이유만은 아니었다고도 짚었다. 알베리코 에바니, 아틸리오 롬바르도, 줄리오 누차리 등 그가 신뢰하던 코칭스태프들이 이미 교체된 상태였다는 것이다. 사우디 대표팀에서 만치니의 임기는 1년여 만에 끝났다.
한편 전임 대표팀 감독 디노 초프는 라 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신설된 기술이사 역할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논란을 일으키려는 게 아니라, 이 역할이 실제로 무엇인지 이해하고 싶다”며 “내가 감독이었을 때는 지지 리바 같은 사람이 명확히 정의된 단장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다. 초프는 말디니가 좋은 사람이지만 기술이사 자리와는 맞지 않았다고도 평가했다.
말라고 회장은 인선 발표 과정에서 “새 감독은 네이션스리그 전까지 두 번의 훈련만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가 아는 한 라민 야말, 음바페, 케인이 귀화한 것도 아니니 우리가 가진 자원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힘든 작업이 남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가 정리한 해외 언론 반응도 엇갈렸다. 프랑스 레키프는 “때로는 소극에 가까운” 과정이었다며 “스캔들과 사퇴, 그리고 극적인 복귀”라고 전했고, BBC는 “피를로 논란 끝에 만치니 재선임”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가디언은 말라고의 발표 전 “이탈리아의 감독 찾기가 극도의 혼돈으로 빠졌다”고 평했으며, 스페인 마르카는 “만치니와 라니에리가 이탈리아를 구하러 왔다”고 보도했다. 독일 빌트는 “감독 찾기 혼돈, 이제 그가 이탈리아를 구해야 한다”, 스페인 아스는 “이탈리아는 자멸을 각오한 듯하다. 감독 선임이 말디니와 레오나르도를 집어삼킨 소극이 됐다”고 썼다. 이 밖에 올레는 “혼돈 속 위안”, 엘 파이스는 “만치니, 위기의 이탈리아를 구하러 서두르다”, 라 반과르디아는 “절박함 속에 만치니에게 의지한 이탈리아”라고 각각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