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 팔머-로저스 환상 호흡, PL 최다 찬스 조합

첼시의 콜 팔머와 모건 로저스가 리그컵 리즈전 이후 나눈 장난스러운 대화가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로저스가 "내가 어시스트 4개를 기록했는데"라며 억울함을 토로하자 팔머는 웃으며 "네가 맨오브더매치를 받았어야 했다"고 답했고, 로저스는 "난 그냥 구경꾼일 뿐"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스카이 스포츠 칼럼 '더 레이더'에서 닉 라이트 기자는 이 장면이 경기장 안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고 짚었다.
맨체스터 시티 유스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두 사람은 첼시에서도 조앙 페드루를 사이에 두고 상대 수비를 초토화시키고 있다. 다섯 경기 만에 합작한 공격포인트만 11개에 달한다. 지난 수요일 리즈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 이후 팀의 역전극을 이끌었는데, 로저스가 엉덩이로 절묘하게 볼을 처리해 팔머의 동점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3번째와 6번째 골이 나오는 과정에서도 두 사람이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스카이 스포츠가 공개한 데이터에 따르면 첼시의 다섯 경기 동안 로저스는 팔머에게 19회 패스를 연결해 다른 어떤 선수보다 많았고, 팔머가 가장 많은 패스를 받은 선수는 조시 아체암퐁(15회)뿐이었다. 직접 골로 연결된 조합은 아직 1개에 그치지만, 브라이턴전(4-3 승리)에서는 서로 번갈아 찬스를 만들어주고도 상대 수비에 막혔고 개막전 풀럼전에서는 로저스가 만든 슈팅 찬스 3개를 팔머가 살리지 못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만들어준 찬스는 총 9개로, 이는 팔머-조앙 페드루, 안투안 세메뇨-엘링 홀란드 조합(각 4개)을 포함한 프리미어리그 다른 어떤 2인조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수치다.
당초 팔머가 로저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로는 반대의 흐름이 더 자주 나타나고 있다. 지난 시즌 13경기 1골에 그쳤던 팔머는 이번 시즌 5경기 만에 벌써 4골을 기록 중이며, 새 동료의 존재가 그 위협을 키웠다는 평가다. 로저스는 스카이 스포츠에 "우리는 서로 다른 특징과 경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결국 득점하고 만들고 연결하는 것이 중요한데,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그걸 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찾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 로저스는 주로 상대 수비와 미드필드 라인 사이 공간에서 팔머를 찾아주는 반면, 팔머는 뒷공간을 파고드는 로저스의 움직임을 노린 패스를 시도한다. 사비 알론소 감독 체제에서는 윙백이 측면 폭을 담당하는 덕분에 두 선수가 중앙으로 좁혀 들어와 가까운 거리에서 연계할 기회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첼시는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어떤 팀보다 높은 비율로 공격을 중앙 지역을 통해 풀어가고 있다. 3연속 무실점 행진 중인 헐 시티가 오는 토요일 스탬퍼드 브리지 원정에서 이 조합을 막아야 하는 다음 상대다.
인디펜던트는 로저스를 두고 파워와 밸런스, 빠른 발놀림과 순간 가속력, 창의적인 시야를 동시에 갖춘 "세상에 유례없는" 유형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첼시가 이번 여름 로저스 영입에 1억1700만 파운드를 투자한 이유이기도 하다는 게 매체의 시각이다. 링컨 시티 시절 그에게 데뷔 무대를 안긴 마이클 애플턴 감독은 스카이 스포츠에 "로저스는 몸싸움을 실제로 즐기는 선수다. 상대가 바짝 붙는 걸 좋아하고, 그 상황에서 신체 조건을 활용해 안쪽이든 바깥쪽이든 상대를 제친다"고 말했다. 로저스 본인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그라운드 중앙에서 수비수들에게 둘러싸여 압박을 느끼고 그걸 벗어나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밝힌 바 있다.
인디펜던트는 이번 시즌 로저스가 4경기 반 만에 4어시스트 2골을 기록했고 첼시 내 키패스와 빅찬스 창출 부문에서 모두 팀 내 1위에 올라 있다고 전했다. 헐 시티는 리그에서 유일하게 아직 실점이 없는 팀이지만, 기대실점 기준으로는 18위에 그쳐 있어 실제 수비력과 기록 사이에 괴리가 있다는 게 매체의 분석이다. 세르게이 야키로비치 헐 시티 감독은 첼시 저지 방법을 묻는 질문에 웃으며 "걷어차야죠"라고 답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한편 스카이 스포츠는 같은 칼럼에서 이번 시즌 좋은 흐름을 이어가는 다른 선수들도 조명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첼시의 관심을 받았던 본머스의 알렉스 스콧은 뉴캐슬과의 2-2 무승부에서 두 골 모두에 관여하며 팀 내 최다 터치, 최다 파이널서드 패스, 최다 볼경합 기록을 세웠다. 마르코 로세 감독은 경기 후 "그를 정말 사랑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털 팰리스에서는 다니엘 무뇨스를 대신해 오른쪽 윙백으로 나선 아난 칼라일리가 풀럼전에서 벤 칠웰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리그 전체 태클 1위(17회)에 오르며 수비적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