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탈 사퇴 선언 10분 만에 번복…페네르바흐체 발칵

페네르바흐체 감독 이스마일 카르탈이 로마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1 무승부 직후 기자회견에서 전격 사퇴를 선언했다가, 채 몇 분도 지나지 않아 아지즈 이을드름 구단주에 의해 번복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카르탈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오늘 밤을 끝으로 물러나겠다"며 "우리 구단을 위해 길을 터주기 위한 결정이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사퇴한다"고 말했다고 ESPN이 전했다. 그는 이길 수도 있었던 경기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활약에 감사를 표하면서도, 페네르바흐체와 선수단을 돕기 위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강조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발표였다. 이을드름 구단주는 곧바로 취재진 앞에 나서 "카르탈은 계속 페네르바흐체 감독을 맡는다. 구단은 우리 감독을 지지해야 한다. 내가 구단주로 있는 한 카르탈이 감독"이라며 "카르탈이 계속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할 필요는 없다. 내가 그의 선배로서 '계속하라'고 했고 그걸로 끝"이라고 밝혔다.
이을드름 구단주는 카르탈의 돌발 행동 배경으로 경기 중 발생한 사건을 지목했다. 로이터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그는 "오늘 밤 경기 중 일부 팬이 감독의 머리를 향해 병을 던졌다. 그 일로 그가 상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금 카르탈과 통화했는데, 그 병 투척 사건을 언급했고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는 불만도 토로했다"고 덧붙이며 "우리는 가족"이라고 말했다.
65세인 카르탈은 페네르바흐체에서 10년간 선수 생활을 했고, 2014-15시즌 정식 사령탑을 맡은 데 이어 2021-22시즌 임시 감독, 2023-24시즌 재선임을 거쳤다. 구단이 튀르키예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최근 두 차례에는 수석코치로 몸담기도 했다. 그는 지난 6월 네 번째로 페네르바흐체 지휘봉을 잡았다.
경기는 로마의 브라이언 크리스탄테가 39분 페널티박스 밖에서 낮은 슛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앞서갔고, 페네르바흐체는 후반 시작 직후인 48분 왼쪽 풀백 아치 브라운이 골키퍼 밀레 스빌라르를 넘기는 로빙슛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68분 로마에 페널티킥이 선언됐으나 VAR 확인 결과 박스 밖 파울로 정정돼 취소됐고, 종료 직전에는 페네르바흐체 나탄 아케의 헤더가 크로스바를 맞혔다.
사퇴 소동에도 불구하고 이날 무승부로 페네르바흐체는 2008-09시즌 이후 18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복귀 무대를 치른 것으로, 만원 관중이 들어찬 슈크뤼 사라조을루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페네르바흐체는 현재 튀르키예 리그 9위에 머물러 있으며 개막 후 4경기 중 2패를 기록했는데, 그중에는 지난 토요일 베식타시에 안방에서 1-2로 패한 경기도 포함돼 있다. 페네르바흐체는 오는 월요일 가지안테프전으로 리그 일정을 이어가며,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0월 14일 아스톤 빌라 원정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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